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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거울 속 나를 보며 깜짝 놀랐다.
어느순간 뚱뚱해지고 ET처럼 체형이 변한 모습에 크게 당황했다.거기다 주름도 늘었다. (늙어가고 있었다)
기억의 태엽을 돌려보자, 24년의 군복무를 마치고 여기 대학에 갓 들어왔을때 텃세를 부리며  군 출신이라 업신여기길 일수였고 여기저기 온갖 뒷담화가 끊이질 않았다.
그것을 이겨내고 나니 벌써 3년차 교직원 팀장이 되어 나역시 이 무리 속 사람처럼 행동도 체형도 말투도 성격도 70%는 닮아가고 있었다.
거울에 비친 몸매는 변해버린 나를 되돌아보게 했다.
물론 이 무리에 합류하기 위해 관리를 소홀히 한 내탓이 크다.늦은시간 술, 담배와 어울리며 실속없는 관계를 맺어갔다. 그러면서 하루 이틀 몇년이 지나 몸이 망가지더니 노쇄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다. '널봐! 나도 이제 지쳤다고'
대체 어쩌다 이 지경이 된걸까? 
나무위키에 '가톨릭관동대학교'를 읽다보니 이야깃거리 소재에 누군가 써놓은 내 이름이 들어간 짧은 서사가 있었다. 
그때 뭐라도 해보려고 발버둥치던 내가 보였다. 
대학 신문사 기자들에게 '꾸준한 성실함과 열정과 치열한 자세로 반드시 저 벽을 넘어뜨리겠다'며 말하며 의기양양해 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현재를 새롭게 바꾸는 사람은 외부 사람이거나 엄청난
바보이거나 젊은 사람이다'란 일본말이 있다.
난 외부인이었다. 온갖 고난의 경험이 있었기에 현재의
모든 일들을 추진할 수 있지 않았나 돌이켜본다.
내 주변 사람들은 벽을 쌓아놓고  지금 자신을  보호해주는 담으로 만들어 놨다.  그 벽 넘어 무한한 세상을 보고싶어 하는 호기심과 열정도 안보인다.
벽만 넘어 뜨리면 새로운 세계인데 무서워한다.
결국 나를 규정하는 것이 곧 나 자신이란 것임을 알게되었다.
3년이 지나가는 길목에서 어제도 오늘도 나를
향해 "도대체 왜 그렇게 열심히 하세요?"라고 묻는 직원들과 상급자의 말에 순간 멈칫한다. (차마 머리가 나빠서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ᆢ에이씨)
그리고 벽 앞에 움추린 내 모습을 바라본다.
'정체는 곧 쇠퇴'란 말처럼 저 벽을 부숴버리던지 아님
타 넘던지 해야만한다.
거울이 말해준다.
'벽을 넘으려면 다시 날렵하게 움직여야한다고ᆢ
자신을 돌아보고 꾸준한 성실함과 치열함을 무기삼아 저 벽을 넘으라고'
그래서 내일부터? 아니 지금부터 다이어트를 시작 할것이다.
몸도 마음도 전부 되돌린 다음 저 벽을 부숴버리던지 아니면 벽을 우회해 여길 떠날것이다. 작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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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4-04-23 08: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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