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 24일, 이민근 안산시장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에게 교육발전을 위한 정책건의서를 전달하고 있다.(사진=안산시)
[경기뉴스탑(안산)=육영미 기자]“안산은 머무는 도시인가, 떠나는 도시인가.”
안산시가 직면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교육에서 시작된다. 산업과 일자리는 충분하지만, 청년이 지역에 남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도시의 지속 가능성에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다. 안산시는 교육을 단순한 복지나 행정 정책이 아닌 도시 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재정의하며 반전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 고교평준화 10여 년… ‘보편 교육’의 한계 드러나
안산시는 2013학년도부터 교육 불평등 해소를 목표로 고등학교 평준화를 시행했다. 학교 간 서열 완화와 교육 기회의 균등이라는 제도 도입 취지는 긍정적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새로운 과제가 떠올랐다.
학교 간 격차는 줄었으나, 학업 성취도와 경쟁력이 정체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교육 접근성이 낮은 지역 특성과 맞물리며 학부모 불안이 커졌고, 교육 환경을 이유로 인근 지역으로 이주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수치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24년 안산 지역 고교 졸업생 5,685명 가운데 대학 진학률은 71.4%, 4년제 대학 진학률은 46.4%에 그쳤다. 단순 비교는 경계해야 하지만, 전국 지자체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인 것은 분명하다.
■ ‘청년 유출’의 뿌리… 교육과 산업의 단절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안산은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를 보유한 제조·산업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청년층은 학업을 마친 뒤 서울과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지역 대학과 산업 현장 간 연계 부족, 맞춤형 인재 양성 시스템의 미비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역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청년이 정작 지역에서 미래를 설계하지 못하는 구조는 인구 감소와 도시 경쟁력 약화로 직결된다.
이에 따라 안산시는 보편적 교육을 넘어 창의성과 역량을 키우는 ‘특화 교육’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교육–취업–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청년 유출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 영재교육·자공고·직업교육 혁신지구… ‘안산형 해법’ 실험
안산시는 지역 대학과 협력해 영재교육센터를 운영하며 조기 인재 발굴에 나서고 있다. 한양대학교 ERICA, 고려대안산병원 등 지역 교육 인프라를 활용해 의공학, 로봇, AI 등 미래 산업 중심의 심화 교육을 제공한다. 학생들은 대학 연구시설과 교수진을 활용한 실질적 탐구 경험을 통해 교실 수업 이상의 학습 기회를 얻고 있다.
보편 교육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자율형 공립고(자공고) 모델도 도입됐다. 원곡고등학교는 교육부 자율형 공립고 2.0에 선정돼 대학·기업·지자체와 연계한 지역 특화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다. 이는 공교육 안에서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여기에 더해 안산시는 ‘직업교육 혁신지구’를 통해 청년 정착 기반을 넓히고 있다. 로봇산업을 전략 분야로 설정해 특성화고, 대학, 기업이 참여하는 인재 양성 경로를 구축하고, 현장 실습과 취업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안산시는 이 같은 정책을 통해 교육이 곧 일자리로, 일자리가 정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 교육이 도시의 미래를 결정한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교육을 기반으로 성장–취업–정주가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청년 유출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며 “안산형 교육도시 모델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은 단기간에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 분야다. 그러나 안산시가 선택한 방향은 분명하다. 떠나는 도시가 아닌, 배우고 성장한 사람이 머무는 도시. 그 해답을 교육에서 찾겠다는 시도는 이제 시작 단계에 들어섰다.
북부 (의정부/고양/양주/동두천/구리/남양주/파주/포천/연천/가평/양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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