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집 가까운 남항진 해변을 찾았다.
그저 바다에 몸을 던져 파도와 장난치다, 물빛에 마음을 씻고 돌아왔다.
바다 가까이 산다는 건 이런 순간들 때문이다.
가끔은 아무 말 없이,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휴식이 되고, 파도소리에 마음이 위로받는다.
집에 돌아오니 대학교 다니는 아들이 차려준 저녁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성스러운 요리 앞에서 연휴의 끝자락이 더욱 따뜻해졌다.
내일이면 다시 불타는 한 주가 시작되겠지만,
군생활의 거센 24년8개월도 버텨낸 내가 아닌가.
다가올 폭풍쯤은 능숙히 항해해 나갈 수 있으리라.
그래서 오늘은, 내일을 미리 걱정하지 않기로 한다.
지금 이 순간, 와인 한 잔에 연휴의 피로를 날려보내며
바다처럼 깊고, 파도처럼 자유로운 낭만을 잠시 품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