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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왕송호수 소각장, 이제는 행정이 답해야 할 차례 - 절차 무시한 밀실행정, 신뢰를 무너뜨렸다
  • 기사등록 2026-01-17 1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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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 왕송호수(사진=네이버 지도 캡처)


의왕 왕송호수 인근 소각장 건립 계획을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시설 입지 문제를 넘어, 지방행정의 신뢰와 책임을 묻는 사안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환경 논쟁보다도 절차의 부재, 소통의 부재, 그리고 책임의 부재다.


소각장 부지는 2021년 최초 사업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곳이다. 그러나 2023년 지구지정 고시 과정에서 돌연 추가됐고, 그 배경이 의왕시의 요청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문제는 이 중요한 결정이 시의회와 시민에게 충분히 공유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행정 착오가 아니라, 지방자치의 기본 원칙을 흔드는 사안이다.


더 심각한 것은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이미 진행된 상황에서도 시의회에는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보고가 이뤄졌다는 점이다. 사실상 결정된 사안을 두고 모호한 표현으로 시간을 벌었다면, 이는 정보 은폐로 비칠 수밖에 없다. 행정의 신뢰는 투명성에서 비롯된다. 신뢰가 무너지면 어떤 정책도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주민설명회 역시 시민 소통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부족했다. 참여하기 어려운 시간대, 부실한 장비, 제한적인 정보 제공은 ‘형식적 절차 이행’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시민의 동의를 구하는 자리가 아니라, 이미 정해진 결론을 통보하는 자리가 아니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제 행정이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고시 취소 가능성이 제도적으로 열려 있다면, 그 가능성부터 시민 앞에 투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자체 처리 방침, 대안 검토, 입지 재논의 등 모든 선택지를 공개하고, 그 위에서 시민과 논의하는 것이 순서다. 결론부터 정해 놓고 동의를 구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왕송호수는 단순한 유휴 부지가 아니라, 의왕 시민의 삶의 질과 직결된 공공 자산이다. 이 공간의 미래를 결정하는 과정은 행정 편의가 아니라, 시민 공감과 합의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행정은 언제든 결정을 할 수 있지만, 신뢰를 잃으면 다시 얻기 어렵다. 지금 필요한 것은 방어가 아니라 설명이며, 강행이 아니라 재검토다. 의왕시는 이제 시민 앞에 정직하게 답해야 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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