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근 기자

민주당 5선 중진 이인영 의원이 “대선을 앞두고 개헌을 논의하면 계엄과 탄핵으로 이어진 민의를 왜곡할 수 있다”며 개헌 추진에 선을 그었다.(사진=MBC뉴스 캡처)
[경기뉴스탑(수원)=장동근 기자]우원식 국회의장이 대통령 선거일에 맞춰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제안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격렬한 찬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내란 사태 수습과 민생 회복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비이재명(비명)계 인사들과 일부 무소속 의원들은 ‘민권의 시대’를 열기 위한 권력구조 개편이 시급하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우 국회의장은 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을 극복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기 위해 지금이야말로 개헌의 적기”라며, 대통령 선거일에 맞춰 국민투표를 병행하자고 제안했다. 특히 “권력 분산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분명해진 시점에서 개헌 논의를 미룰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즉각 제동을 걸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헌법 개정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지금 최우선 과제는 내란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라고 밝혔고, 이언주 최고위원도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인 지금, 개헌 논의는 시기상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친명계 인사인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TPO(시간·장소·상황)에 맞지 않는 국회의장 놀이”라고 직격하면서 “국민의 분노를 유발하지 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5선 중진 이인영 의원도 “대선을 앞두고 개헌을 논의하면 계엄과 탄핵으로 이어진 민의를 왜곡할 수 있다”며 개헌 추진에 선을 그었다.
한편, 개헌 논의에 찬성하는 목소리도 정치권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비명계 대권주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국민과 함께 38년 만의 개헌으로 새로운 7공화국을 열어가야 한다”며 우 의장의 제안을 적극 환영했고, 김두관 전 의원도 “제6공화국의 구조적 한계를 이번 기회에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장 직속 '국민 미래 개헌 자문위원회' 위원이자 무소속 김종민 의원은 “대권이 아닌 민권의 시대, 권력 민주화가 필수”라며 “개헌특위를 30인 규모로 구성하고, 1단계 개헌을 위해 정치협상회의를 가동하자”고 제안했다.
우 의장은 개헌 제안의 배경과 관련해 “민주당뿐만 아니라 여러 정당 지도부와 논의했다”고 밝혔으며, 정치권 안팎에선 이재명 대표와 일정 수준의 공감대가 사전에 형성됐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 역시 과거 대선에서 4년 중임제 개헌을 공약한 바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국회 차원에서 개헌 논의가 선제적으로 진행될 경우, 오히려 이 대표에게는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며 “결국 대선 구도 안에서 개헌이 핵심 의제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개헌 논의가 차기 대통령의 임기 단축 문제로 이어질 경우 각 진영 간 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내부는 ‘내란 종식’ 이후로 개헌 논의를 미뤄야 한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며, 이재명 대표 역시 아직 개헌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한편 조국혁신당은 “내란 종식을 위해 함께 싸운 모든 정당이 완전 국민 경선을 실시하자”며 ‘오픈프라이머리’를 거듭 촉구하며 조기 대선 국면에서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
정치권이 개헌 논의와 조기 대선 준비라는 두 갈래 길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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