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분 기자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감도(자료사진=경기뉴스탑DB)
[경기뉴스탑(용인)=박찬분 기자]용인에 조성 중인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의 총 투자비가 기존 120조원에서 약 600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국내 반도체 생태계 전반이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생산라인(팹) 확충이 핵심인 이번 조정은 AI 수요 폭증에 따른 글로벌 공급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중장기 전략을 대폭 상향 조정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용인특례시는 반도체클러스터가 들어서는 일반산업단지의 산업단지계획 변경을 승인하고, SK하이닉스 주요 부지(A15)의 용적률을 기존 350%에서 490%로 높였다. 건축물 높이 제한도 120m에서 150m로 완화되면서 클린룸 조성 면적은 애초 계획보다 1.5배 넓혀질 수 있게 됐다. 팹당 투입되는 설비 규모 역시 그만큼 커지기 때문에 투자 비용은 자연스럽게 상향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해당 부지에 120조원을 투자해 4기의 대규모 팹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으나, 착공이 지연되는 사이 글로벌 메모리 시장 지형이 급격히 달라졌다. 생성형 AI 붐과 고성능 서버·데이터센터 투자 확대로 D램·HBM 등 고사양 메모리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초미세 공정 설비 단가까지 급등하면서 기존 투자 계획으로는 대응이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정부 회의 자리에서 “초기 128조원 계획이 물가와 기술 변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게 됐다”며 “용인만 놓고 봐도 장기적으로 600조원 수준의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추산치’가 아니라, 팹 규모가 확대된 만큼 현실적인 중장기 예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용인에 들어설 4개 팹은 최근 청주에서 준공된 M15X보다도 훨씬 큰 규모로 설계되고 있다. M15X만 해도 20조원 이상이 투입된 메모리 생산라인이지만, 용인 클러스터는 1개 팹만으로도 최소 120조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전체가 완성되면 480조~600조원 사이의 투자가 집행될 가능성이 높다.
첫 번째 팹의 클린룸은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는 이 팹 1기의 생산 능력만으로도 SK하이닉스의 기존 최대 생산시설인 이천 M16을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글로벌 메모리 공급량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수준이다.
한편, 경쟁사인 삼성전자도 평택캠퍼스 5공장 착공을 재개하며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투자 규모는 약 60조원으로 추정되며,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두 기업 모두 캐파 확장을 통해 AI 시대 주도권 확보에 나선 셈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용인은 단순한 신규 단지가 아니라 세계 메모리 공급 구조를 바꿀 수 있는 메가 프로젝트”라며 “AI 수요는 앞으로도 폭발적으로 늘기 때문에, 양사의 캐파 확장은 국가 전략산업 차원의 의미를 가진다”고 평가했다.
(경기동부=경기뉴스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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