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순애 기자

한국은행 (자료사진=경기뉴스탑DB)
[경기뉴스탑(수원)=전순애 기자]시중은행들이 최근 잇따라 예·적금 금리를 높이면서 주요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 금리가 다시 연 3%대에 진입했다. 지난 반년간 2%대에 머물렀던 예금 금리가 시장금리 상승과 4분기 대규모 만기 자금 유입 경쟁이 겹치며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고 일부에서는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시장금리가 되레 상승세로 돌아섰다. 대표 지표인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3%대에 안착했고, 은행채 1년물 금리 역시 지난 8월 2.49% 수준에서 이달 2.82%까지 오르며 조달 비용을 밀어올렸다. 자연히 예금 금리도 동반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17일 ‘신한my플러스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3.10%로 올렸다. 기본금리는 연 2.90%이며, 일정 소득 입금 조건을 충족하면 0.20%포인트(p)를 추가 제공한다. 신규 고객이 아니어도 우대 조건만 충족하면 최고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우리은행도 같은 주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3.00%로 상향했다. 다만 직전년도 말 기준 우리은행 계좌가 없는 신규 고객이 대상이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년 만기 대표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현재 2.55~2.85%로, 한 달 전 대비 상단이 0.25%p 높아진 상태다.
은행권의 금리 인상은 시장금리 상승뿐 아니라 ‘고금리 만기 물량’ 대응 성격도 짙다. 2022년 말 예금 금리가 5%대까지 치솟았던 시기에 1~3년 만기 상품에 가입했던 고객들의 계약이 올해 4분기 대거 만기 도래하면서, 은행들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금리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이 우선적인 배경이지만, 연말 자금수요와 기존 고금리 가입자의 만기 도래로 고객 유지 전략이 필요해졌다”며 “예금 금리 인상은 불가피한 흐름”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도 “최근 몇 년간 연장 가입을 반복해온 고객이 많아 만기 전환 시점의 금리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금금리가 뛰자 자금 이동도 뚜렷해졌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이달 17일 기준 974조1,643억 원으로, 지난달 말보다 8조5,954억 원 늘었다. 보름 만에 약 9조 원이 유입된 셈이다. 일평균 증가액은 약 5,000억 원 수준으로, 지난 5월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흥미로운 점은 은행 예금 금리가 저축은행 평균 금리를 앞지른 현상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68%로, 일부 시중은행이 제공하는 금리보다 낮다. 통상 ‘고금리 이미지’를 가진 저축은행이 금리 경쟁에서 밀린 것은 시장금리 급등과 시중은행의 공격적 유치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예금 금리가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 기준금리 결정의 불확실성과 연말 자금 수요가 겹친 데다, 은행권의 경쟁 구조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금리가 다시 안정될 경우 예금 금리도 속도 조절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남부=경기뉴스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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