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최종 교섭에서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극적인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MBC뉴스 캡처)
[경기뉴스탑(수원)=전순애 기자]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돌입을 불과 하루 앞두고 극적인 임금협상 잠정 합의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창사 이후 최대 규모로 예상됐던 파업 사태는 일단 고비를 넘기게 됐다.
노사는 20일 밤 경기도 수원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최종 교섭에서 2026년 임금 및 성과급 체계 개편안에 잠정 합의했다. 이번 합의안은 오는 22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노조 찬반투표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노조 측은 당초 21일부터 예정했던 총파업 계획도 잠정 유보했다.
이번 협상의 핵심은 반도체(DS) 부문 성과급 제도 개편이다. 노사는 기존 OPI(성과인센티브) 외에 반도체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를 별도로 신설하기로 했다. 특별성과급 규모는 노사가 합의한 사업 성과의 10.5% 수준으로 정했으며, 지급 상한은 두지 않기로 했다.
성과급 재원은 DS 부문 전체에 40%를 우선 배분하고, 나머지 60%는 사업부별 성과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식으로 정리됐다. 특히 지급 재원은 세후 기준 전액 자사주 형태로 지급되며, 일부는 일정 기간 매각 제한이 적용된다.
노사 간 최대 쟁점이었던 적자 사업부 성과급 차등 적용 문제는 올해에 한해 유예하기로 하면서 극적인 합의의 물꼬가 트였다. 노조는 적자 사업부 구성원 보호를 요구했고, 사측은 성과주의 원칙 훼손 우려를 내세우며 맞서왔으나 정부 중재 과정에서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금 인상률은 기본급과 성과 기준 인상분을 포함해 총 6.2%로 결정됐다. 완제품(DX) 부문 직원들에게는 별도로 600만 원 규모의 자사주가 지급된다.
이번 협상은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 속에 성사됐다. 협상 막판까지도 성과급 재원과 배분 방식을 둘러싼 이견으로 진통이 이어졌으나, 고용노동부가 추가 조정에 나서면서 타결에 성공했다.
노조 측은 “국민과 임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찬반투표를 통해 조합원들의 평가를 받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도 “보다 성숙한 노사관계 구축의 계기로 삼겠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번 합의가 반도체 산업 공급망 불안과 대규모 생산 차질 우려를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노사 충돌 장기화가 국가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분석이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임금교섭을 이어왔지만 합의에 실패했고, 이후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와 쟁의권 확보, 대규모 집회 개최 등 갈등 수위가 지속적으로 높아져 왔다. 이번 잠정 합의안이 가결될 경우 약 5개월간 이어진 노사 대립도 사실상 마무리될 전망이다.

전순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