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근 기자

경기도의회(자료사진=경기뉴스탑DB)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 경기도의회는 사실상 더불어민주당의 독주 체제로 재편됐다. 전체 131석 가운데 108석을 민주당이 차지하며 의석의 80% 이상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은 23석에 머물렀다. 같은 선거에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당선된 만큼 민선 9기 경기도정은 집행부와 의회가 모두 같은 정치세력에 의해 운영되는 이른바 '초대형 여당 체제'를 갖추게 됐다.
이번 결과는 우연이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이어진 정치 지형 변화와 수도권 민심의 흐름이 지방선거에도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민주당은 수원, 성남, 안양, 부천, 안산, 고양, 화성, 시흥 등 경기 남부와 서부권 대부분 지역을 석권하며 압도적 우위를 확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여주, 양평, 포천, 연천, 가평 등 일부 경기 북부·동부 지역을 지켜내는 데 만족해야 했다.
도민의 선택은 분명했다. 정쟁보다 민생, 이념보다 실용을 요구한 것이다. 고물가와 경기침체, 교통난과 주거 문제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안정적인 도정 운영을 기대하며 민주당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압승의 기쁨은 잠시일 뿐이다. 이제부터 민주당이 마주해야 할 것은 권한이 아니라 책임이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최대 광역자치단체다. 인구 1,400만 명이 넘는 거대한 생활공동체이며, 예산 규모 역시 웬만한 중앙부처를 능가한다. 도민들은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확보했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낸 것이 아니다. 성과를 내라는 명령이자 결과로 평가받겠다는 약속을 받은 것이다.
특히 민선 9기 추미애 도정은 교통혁신, 첨단산업 육성, 경기북부 발전, 복지 확대 등 굵직한 과제를 안고 출범한다. 도의회의 절대적 지원 속에 정책 추진 동력은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 과거처럼 야당의 반대로 사업이 지연됐다는 변명도 통하기 어렵게 됐다. 정책이 성공하면 공은 민주당의 몫이지만, 실패 역시 온전히 민주당이 감당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견제와 균형의 원칙이다. 지방의회의 존재 이유는 집행부를 감시하고 예산을 검증하며 행정을 견제하는 데 있다. 다수당이 절대 우위를 점한 상황에서 이러한 기능이 약화된다면 의회 민주주의는 후퇴할 수밖에 없다. 의회가 집행부의 거수기 역할에 머문다면 결국 피해는 도민들에게 돌아간다.
국민의힘 역시 패배의 원인을 냉정하게 성찰해야 한다. 경기 북부와 동부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에서 민심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단순히 정권 교체 효과나 정치적 환경 탓으로 돌릴 것이 아니라 정책 경쟁력과 지역 조직력, 인재 육성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점검해야 한다. 건강한 지방자치는 건강한 견제 세력이 존재할 때 완성된다.
이번 선거로 경기도 정치의 새로운 4년이 시작됐다. 민주당은 압도적 다수 의석에 걸맞은 책임정치를 보여야 하며, 국민의힘은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는 강한 야당으로 거듭나야 한다. 도민들은 어느 정당이 더 많은 의석을 가졌는지보다 누가 더 나은 삶을 만들어 주는지에 관심이 있다.
경기도의회가 숫자의 힘이 아닌 성과의 힘으로 평가받는 4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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